TODAY TOTAL
[자전거]부산-진주 자전거 여행 (2)
728x90

잠을 깨보니 시계는 이미 10시다.

물론 11시엔 일어날 생각에 알람을 맞춰놓긴 했지만, 생각보다 푹, 오래 잤기에 깰때는 개운했다.

허벅지는 전날 달렸던 탓에 조금 근육이 당기긴 했지만, 이 정도는 크게 신경 쓸 정도는 아니었다.


지난 포스팅에서 간단히 넘어갔는데,

마산 종합운동장 앞에는 꽤 오래 돼보이는 곰탕집과 설렁탕집이 나란히 있었다.

전날엔 곰탕을 먹었고, 이번엔 설렁탕을 먹으러 갔다.



맛은... 솔직히 평범했다.

곰탕과 설렁탕을 기본적으로 좋아했고,

어지간하면 다 맛있게 잘 먹는 편이라 별로 맛이 없는 집을 만나기가 쉽지 않았기에...

하지만 가격이 꽤 괜찮았다.

둘 다 기본 곰탕과 설렁탕은 6,000원.

내가 마산 물가를 잘 몰라서 그렇기도 하지만, 서울에선 왠만한 집은 6,000원에 먹기 쉽지 않거든.

여튼, 전날부터 만 하루가 넘게 먹은 식사는 죄다 곰탕, 설렁탕. ㅋㅋㅋ

그래도 라이딩은 밥심이라던 내 지인의 조언에 따라 맛있게 먹고 다시 길을 나섰다.


출발 하기 전 마산 종합운동장에서 다시 인증샷.



둘째날의 목표점은 통영.


교회에서 최근 몇년째 통영선교 준비팀을 하고 있어서 매해 1월엔 통영을 방문했지만,

사실 제대로 돌아다녀본 적은 거의 없기에 왠지 꼭 가보고 싶었다.

또 통영에 사는 지인을 만나 밥도 얻어 먹을 계획. ㅋ


마산 시내를 가로질러 바닷바람을 맞으며 달렸다.

그러다가 발견한 왠지 익숙한 이름(신대방 삼거리)이 나와서 한 컷. ㅋ



이 날의 길은 전날에 비하면 식은 죽 먹기.

물론 국도를 달리느라 긴장하긴 해야했지만, 전날처럼 오르막이 있던 것도 아니었고,

도로에 차들도 별로 없어서 훨씬 달리기는 편했다.



얼마나 아름다우면 "한국의 아름다운 길"이란 표지판까지 걸었을까?!

나중에 검색해보니 건설교통부가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이라는 책이 있더군.

아마 그 길중 하나인 것 같다.

그리고 이 길은 정말 아름다웠다.



길은 정말 아름다웠다.

정말 드라이브하기 좋은 길이란 생각이 들었다.

따스한 햇살과 시원한 바람은 너무 기분 좋았다.

다만 나는 계속 달려야 했다는게 한가지 흠이라면 흠이랄까;;;


딱 저 다리(아마 "동진교"로 기억함)를 건널때까지는 너무 즐거웠다.

하지만 저 다리를 건너면서부터 끝없이 펼쳐지는 업힐과 다운힐......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다는 진리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지만,

끝날 것 같지 않은 오르막은 내리막이 없어도 좋으니 그냥 평지면 참 좋겠다는 생각만 하게 했다.

게다가 시골이라 편의점같은건 안보인다.

너무 더워 시원한 물 좀 사마시고 싶지만 보이질 않는다.

그냥 달려야한다.



그렇게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하다가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잠시 쉬었다.

그때 잠시 쉬면서 내 페북에 올린 글을 옮겨본다.

그런데 지금 보니까 너무 오글거린다. ㅋㅋㅋㅋ

그래서 굳이 보고 싶은 사람만 보게 접어놔야지. ㅎㅎ


아마 이 길에 차들이 많았다면 나는 끝까지 달리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행히 차들은 거의 없었고. (10여분에 한두대 지나갈 정도)

힘든 오르막을 오르는 요령을 나름 잘 활용했기에 끝까지 걷지 않고 자전거로 달릴 수 있었다.


그 요령을 소개해보자면,


업힐 초반에 조금 속도를 내서 달려라.

- 달려가던 가속도로 어느 정도의 업힐은 쉽게 달려갈 수 있다.

기어를 낮추는건 최대한 나중에.

- 적당한 힘으로 페달링을 하는게 속도도 나고 올라가기 쉽다 너무 기어를 낮춰버리면 오히려 올라가기 힘든듯.

  물론 여기 언덕의 경사가 그렇게 심한 경사는 아니었기에 가능한 요령이다.

  경사가 심하다면 바로 기어를 낮춰야함. ㅋ

지그재그로 달려라.

- 경사면을 직각으로 올라가는건 가장 경사가 심한 면을 올라가는 것이다.

  지그재그로 올라가면 조금 더 완만한 경사로 올라갈 수 있다.

  그리고 커브길의 경우엔 도로의 바깥쪽과 반대편 바깥쪽의 경사가 다르다.

  오토바이 경주보면 커브를 달릴때 차체가 기울어지듯, 도로도 기울어져있다.

  이걸 잘 활용하면 오르막 와중에 내리막을 활용할 수 있음.

  (짧은 내리막에 페달링을 해서 오르막을 가속도로 오른다.)


근데 아마 이 요령은 자전거를 좀 타본 사람은 다 알듯. ㅋㅋㅋㅋ


여튼 그렇게 바닷가를 따라 나있는 도로(77번 국도)를 달려 달려 고성을 벗어나 통영으로~


참고로 고성을 벗어나기 전 업,다운 힐이 반복되다가 좀 긴~ 업힐 그리고 긴~ 다운힐이 있는데,

여기에 편의점이 있음!!!!!!!

아마 조선소가 근처에 있어서 그 사람들때문에 생긴 것 같았음.

하지만, 굳이 여길 안들러도 이 후엔 종종 편의점이 나옴;;



그렇게 달리고 달려 발견한 통영시 표지판!

하지만 이 표지판을 보고나서도 한시간을 넘게 달려야 통영 시내를 볼 수 있었다;;;

그렇지만 통영선교 준비팀을 하면서 많이 들었던 지명들을 지나갈 수 있었는데,

왠지 감회가 새로웠다.

그리고 여기서부터는 오르막이 있긴 했지만 77번 국도를 달렸던 것에 비하면 새발의 피. ㅋ

한번 정도의 고비가 있긴 했는데, 역시 요령으로 무사히 잘 넘어왔다.


그렇게 결국 통영까지 무사히 도착!

숙소는 너무나도 익숙한 그 이름 "나폴리 모텔"로 잡았음. ㅋㅋㅋ



통영에 왔으니 일단 충무김밥 먹어줘야지~

통영에서 만난 지인이 가르쳐준 진짜 원조 충무김밥집.

솔직히 원조가 더 맛있냐 아니냐 하는건 별로 의미 없다고 본다.

맛은 각자 입맛에 따라 다른거니까.

그리고 그 근처에 많은 충무김밥집이 있는데, 내가 먹어본 충무김밥들은 대부분 다 비슷비슷했음;

이 글 첫부분에도 말했듯이 내 입맛이 워낙 관대해서 ㅎㅎㅎ


그렇게 충무김밥을 먹고,

지인이 다니는 교회에 수요예배를 드리러 갔음.

그리고 숙소로 돌아와 그 지인이 날 위해 준비해준 회와 근처 시장에서 사온 순대를 먹음.

그리고

원래는 12시쯤 자야하는데 이런 저런 이야길 하다가 시계를 보니 새벽 4시;;;;;


그렇게 내 두번째날 라이딩은 마무리 되었다.



정리를 해보자면,

11시 반쯤 식사 후 마산에서 출발.

계속 달리고 달리고 달리고 달리고,

16시 반쯤 통영 초입에 들어섬.

18시 나폴리 모텔에 들어감.

밥먹고, 예배드리고, 이야기하다가 다음날 04시 취침;;;


약 70Km를 쉬는 시간 포함 약 6시간 정도에 달림.

오르막, 내리막이 잦아서 속도의 편차가 심했다.


사실 이날 달린 것은 전날에 비하면 훨씬 가뿐했다.

하지만 밤 늦게까지 안자고 이야길 했기에

역시 기절하듯 잠들었다;;;

  Comments,     Trackbac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