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깨보니 시계는 이미 10시다.
물론 11시엔 일어날 생각에 알람을 맞춰놓긴 했지만, 생각보다 푹, 오래 잤기에 깰때는 개운했다.
허벅지는 전날 달렸던 탓에 조금 근육이 당기긴 했지만, 이 정도는 크게 신경 쓸 정도는 아니었다.
지난 포스팅에서 간단히 넘어갔는데,
마산 종합운동장 앞에는 꽤 오래 돼보이는 곰탕집과 설렁탕집이 나란히 있었다.
전날엔 곰탕을 먹었고, 이번엔 설렁탕을 먹으러 갔다.
맛은... 솔직히 평범했다.
곰탕과 설렁탕을 기본적으로 좋아했고,
어지간하면 다 맛있게 잘 먹는 편이라 별로 맛이 없는 집을 만나기가 쉽지 않았기에...
하지만 가격이 꽤 괜찮았다.
둘 다 기본 곰탕과 설렁탕은 6,000원.
내가 마산 물가를 잘 몰라서 그렇기도 하지만, 서울에선 왠만한 집은 6,000원에 먹기 쉽지 않거든.
여튼, 전날부터 만 하루가 넘게 먹은 식사는 죄다 곰탕, 설렁탕. ㅋㅋㅋ
그래도 라이딩은 밥심이라던 내 지인의 조언에 따라 맛있게 먹고 다시 길을 나섰다.
출발 하기 전 마산 종합운동장에서 다시 인증샷.
둘째날의 목표점은 통영.
교회에서 최근 몇년째 통영선교 준비팀을 하고 있어서 매해 1월엔 통영을 방문했지만,
사실 제대로 돌아다녀본 적은 거의 없기에 왠지 꼭 가보고 싶었다.
또 통영에 사는 지인을 만나 밥도 얻어 먹을 계획. ㅋ
마산 시내를 가로질러 바닷바람을 맞으며 달렸다.
그러다가 발견한 왠지 익숙한 이름(신대방 삼거리)이 나와서 한 컷. ㅋ
이 날의 길은 전날에 비하면 식은 죽 먹기.
물론 국도를 달리느라 긴장하긴 해야했지만, 전날처럼 오르막이 있던 것도 아니었고,
도로에 차들도 별로 없어서 훨씬 달리기는 편했다.
얼마나 아름다우면 "한국의 아름다운 길"이란 표지판까지 걸었을까?!
나중에 검색해보니 건설교통부가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이라는 책이 있더군.
아마 그 길중 하나인 것 같다.
그리고 이 길은 정말 아름다웠다.
길은 정말 아름다웠다.
정말 드라이브하기 좋은 길이란 생각이 들었다.
따스한 햇살과 시원한 바람은 너무 기분 좋았다.
다만 나는 계속 달려야 했다는게 한가지 흠이라면 흠이랄까;;;
딱 저 다리(아마 "동진교"로 기억함)를 건널때까지는 너무 즐거웠다.
하지만 저 다리를 건너면서부터 끝없이 펼쳐지는 업힐과 다운힐......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다는 진리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지만,
끝날 것 같지 않은 오르막은 내리막이 없어도 좋으니 그냥 평지면 참 좋겠다는 생각만 하게 했다.
게다가 시골이라 편의점같은건 안보인다.
너무 더워 시원한 물 좀 사마시고 싶지만 보이질 않는다.
그냥 달려야한다.
그렇게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하다가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잠시 쉬었다.
그때 잠시 쉬면서 내 페북에 올린 글을 옮겨본다.
그런데 지금 보니까 너무 오글거린다. ㅋㅋㅋㅋ
그래서 굳이 보고 싶은 사람만 보게 접어놔야지. ㅎㅎ
아마 이 길에 차들이 많았다면 나는 끝까지 달리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행히 차들은 거의 없었고. (10여분에 한두대 지나갈 정도)
힘든 오르막을 오르는 요령을 나름 잘 활용했기에 끝까지 걷지 않고 자전거로 달릴 수 있었다.
그 요령을 소개해보자면,
업힐 초반에 조금 속도를 내서 달려라.
- 달려가던 가속도로 어느 정도의 업힐은 쉽게 달려갈 수 있다.
기어를 낮추는건 최대한 나중에.
- 적당한 힘으로 페달링을 하는게 속도도 나고 올라가기 쉽다 너무 기어를 낮춰버리면 오히려 올라가기 힘든듯.
물론 여기 언덕의 경사가 그렇게 심한 경사는 아니었기에 가능한 요령이다.
경사가 심하다면 바로 기어를 낮춰야함. ㅋ
지그재그로 달려라.
- 경사면을 직각으로 올라가는건 가장 경사가 심한 면을 올라가는 것이다.
지그재그로 올라가면 조금 더 완만한 경사로 올라갈 수 있다.
그리고 커브길의 경우엔 도로의 바깥쪽과 반대편 바깥쪽의 경사가 다르다.
오토바이 경주보면 커브를 달릴때 차체가 기울어지듯, 도로도 기울어져있다.
이걸 잘 활용하면 오르막 와중에 내리막을 활용할 수 있음.
(짧은 내리막에 페달링을 해서 오르막을 가속도로 오른다.)
근데 아마 이 요령은 자전거를 좀 타본 사람은 다 알듯. ㅋㅋㅋㅋ
여튼 그렇게 바닷가를 따라 나있는 도로(77번 국도)를 달려 달려 고성을 벗어나 통영으로~
참고로 고성을 벗어나기 전 업,다운 힐이 반복되다가 좀 긴~ 업힐 그리고 긴~ 다운힐이 있는데,
여기에 편의점이 있음!!!!!!!
아마 조선소가 근처에 있어서 그 사람들때문에 생긴 것 같았음.
하지만, 굳이 여길 안들러도 이 후엔 종종 편의점이 나옴;;
그렇게 달리고 달려 발견한 통영시 표지판!
하지만 이 표지판을 보고나서도 한시간을 넘게 달려야 통영 시내를 볼 수 있었다;;;
그렇지만 통영선교 준비팀을 하면서 많이 들었던 지명들을 지나갈 수 있었는데,
왠지 감회가 새로웠다.
그리고 여기서부터는 오르막이 있긴 했지만 77번 국도를 달렸던 것에 비하면 새발의 피. ㅋ
한번 정도의 고비가 있긴 했는데, 역시 요령으로 무사히 잘 넘어왔다.
그렇게 결국 통영까지 무사히 도착!
숙소는 너무나도 익숙한 그 이름 "나폴리 모텔"로 잡았음. ㅋㅋㅋ
통영에 왔으니 일단 충무김밥 먹어줘야지~
통영에서 만난 지인이 가르쳐준 진짜 원조 충무김밥집.
솔직히 원조가 더 맛있냐 아니냐 하는건 별로 의미 없다고 본다.
맛은 각자 입맛에 따라 다른거니까.
그리고 그 근처에 많은 충무김밥집이 있는데, 내가 먹어본 충무김밥들은 대부분 다 비슷비슷했음;
이 글 첫부분에도 말했듯이 내 입맛이 워낙 관대해서 ㅎㅎㅎ
그렇게 충무김밥을 먹고,
지인이 다니는 교회에 수요예배를 드리러 갔음.
그리고 숙소로 돌아와 그 지인이 날 위해 준비해준 회와 근처 시장에서 사온 순대를 먹음.
그리고
원래는 12시쯤 자야하는데 이런 저런 이야길 하다가 시계를 보니 새벽 4시;;;;;
그렇게 내 두번째날 라이딩은 마무리 되었다.
정리를 해보자면,
11시 반쯤 식사 후 마산에서 출발.
계속 달리고 달리고 달리고 달리고,
16시 반쯤 통영 초입에 들어섬.
18시 나폴리 모텔에 들어감.
밥먹고, 예배드리고, 이야기하다가 다음날 04시 취침;;;
약 70Km를 쉬는 시간 포함 약 6시간 정도에 달림.
오르막, 내리막이 잦아서 속도의 편차가 심했다.
사실 이날 달린 것은 전날에 비하면 훨씬 가뿐했다.
하지만 밤 늦게까지 안자고 이야길 했기에
역시 기절하듯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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