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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사탄? 하나님의 주권이 역사에 구현되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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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여호와께서 다시 이스라엘을 향하여 진노하사 그들을 치시려고 다윗을 격동시키사가서 이스라엘과 유다의 인구를 조사하라 하신지라

(사무엘하 24장 1절, 개역개정)


사탄이 일어나 이스라엘을 대적하고 다윗을 충동하여 이스라엘을 계수하게 하니라

(역대상 21장 1절)

 

위 두 구절은 같은 상황을 이야기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쪽에서는 여호와께서... 한쪽에서는 사탄이 일어나... 라고 되어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성경의 논리에 대해서 믿고 있고, 웹상에서 그런 논리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 관심있게 살펴보는 편인데, 위 두 구절을 비교하면서 "하나님=사탄(악)"이라는 말을 하면서 결국 인간이 신을 만들었다라고 이야기를 하네요.

하나님은 완전한 선이라고 하는데 왜 사탄과 동일 인물이냐... 결국 인간이 만들어낸 허구일 뿐이다라면서요.


그들의 이야기를 무조건 덮는게 제 성미에도 안맞고, 성경의 논리성에 대해서 반박하는데 한마디도 못하는 제가 속상하기도 하고...

그래서 여쭤봅니다.

저 구절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A.

가끔 성경에 보면 논리적으로 저렇게 이상하게 연결이 안되거나 해석이 안되는 내용들이 있습니다.


사실 저 부분은 '인간의 자유의지'와 '하나님의 섭리(계획과 의지)'의 상관 관계와 '사탄의 의지와 개입'을 어떤 식으로 해석해야 하는지에 대한, 보다 큰 질문을 담고 있습니다.

저 부분에 대한 자연스러운 해석은, '사탄'의 활동 조차도 '하나님의 주권' 테두리 안에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좀 더 쉽게 말한다면, 하나님은 '사탄'조차도 자신의 뜻을 이루기 위해 이용하실 수 있는 절대 주권과 지혜를 가지셨다는 것이죠.

성경에 보면 그런 부분들이 꽤 많이 나오는데 대표적인 것이 '욥'을 시험하는 '사탄'과 관련된 내용입니다.


그러자 사탄이 주님께 아뢰었다. "욥이, 아무것도 바라는 것이 없이 하나님을 경외하겠습니까?

주님께서, 그와 그의 집과 그가 가진 모든 것을 울타리로 감싸 주시고, 그가 하는 일이면 무엇에나 복을 주셔서, 그의 소유를 온 땅에 넘치게 하지 않으셨습니까?

이제라도 주님께서 손을 드셔서, 그가 가진 모든 것을 치시면, 그는 주님 앞에서 주님을 저주할 것입니다."

주님께서 사탄에게 말씀하셨다. "그가 가진 모든 것을 다 네게 맡겨 보겠다. 다만, 그의 몸에는 손을 대지 말아라!" 그 때에 사탄이 주님 앞에서 물러갔다.

(욥기 1장 9절~ 12절)


물론 욥기의 내용은 일반화시킬 수 있는 경우는 아니지만, '사탄의 활동'도 '하나님이 허락하신 범위 내'에서만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하나님이 '사탄'을 이용해??

굉장히 어렵고 당황스런 논리일 수 있지만, 하나님은 역사의 주권자로서 '사탄의 사악한 의도와 행동'조차도 자신의 의도한 바를 이루기 위해 '방치'하시거나, '의도적으로 개입'함으로써 자신의 뜻을 이룬다고 보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깊이 파고들어가면 굉장히 철학적이고 어려운 문제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논쟁의 여지가 상당히 많은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상식적인 차원에서 이해해주시면 좋겠네요^^)


또 다른 대표적인 예로 출애굽 당시 '바로의 완악함'을 이용한 것을 들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사실 '능력'의 관점에서 보자면 바로 장자를 죽이는 징계를 이용해서 바로를 무릎 꿇게 할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10가지 재앙을 순차적으로 강도를 더해가는 방법을 이용해서 자신의 권능을 나타내 보이십니다.


그러니까 결론적으로 사무엘하 24장에서 하나님이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진노하셨고 그들을 징계하시기 위해 사탄의 활동을 방치하셨고, 또한 사탄은 다윗의 마음 안에 교만한 마음이 들도록 부추겼고, 그 결과로 다윗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계수하는 실수를 범했다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하나님은 자신이 의도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그의 대적의 활동까지 이용하실 수 있는 초절정 전략의 고수 (삼국지의 제갈공명 저리 가라 할 정도?)라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어차피 성도의 삶이란게 '하나님의 보호하심'의 테두리안에 있지 않을 때는 이 세상 마귀가 우는 사자같이 두루 돌아다니며 우리를 시험에 빠드리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깨어 있으십시오. 여러분의 원수 악마가, 우는 사자 같이 삼킬 자를 찾아 두루 다닙니다.

(베드로전서 5장 8절)


그래서 사무엘하 24장의 표현과 역대상 21장의 표현을 단순하게 "여호와=사탄" 이라고 해석하면 안됩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인간의 역사에 어떤 식으로 개입하시는지 잘모르고, 하나님과 사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면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하나님께서 사탄조차도 그분의 뜻을 이루기 위해 이용하실 수 있는 절대주권자라고 해석하면 될 것 같습니다.


여기서 사족을 하나 붙이자면, 영화평론가들이 극찬을 하는 베트맨 '다크 나이트'라는 영화에서는 이런 철학적 측면을 '악의 관점'에서 깊이 있게 다루고 있죠.

그 영화는 정의로운 인간이 선한 의도로 행한 일이 반드시 선한 결과만을 낳는게 아니고 도리어 더 교묘한 악에게 이용당하여 더 큰 악을 불러들이며 원치 않는 결과를 야기한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저 이야기의 반대 명제가 사실 더 성경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탄이 자신의 사악한 의도와 동기에 충실하게 행동한 결과가 꼭 악한 결과만을 낳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이용당하여 그분의 의도와 계획을 더 완벽하게 이루는 결과가 될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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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싸이월드 클럽에 올라온 질문과 답변 글을 재정리 한 글입니다. (실명과 어투 등을 수정했습니다.)

원문 주소 http://club.cyworld.com/51764596117/103198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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