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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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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처음으로 극장에 갔다.

그동안은 용산에 살면서 cgv용산아이파크몰점에 있는 아이맥스관을 주로 이용했다.

코로나때문에 많은 영화들이 개봉을 연기하면서 딱히 극장을 찾을 이유가 없었고,

얼마 전엔 용산을 떠나면서 딱히 극장에 가야 할 이유가 없었다.

그러다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가 개봉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놀란 감독의 영화는 거의 다 본 것 같은데, 테넷이 만들어지고 있는 줄도 몰랐었다;;

게다가 지금까지 촬영한 영화 중 가장 긴 아이맥스 필름 촬영분이라는 소식도 같이 들었다.

그래서 이 영화는 무조건 용아맥에서 관람을 해야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일도 있고 코로나 문제도 있어서 용산에 방문하는 건 당분간은 힘들 것 같단 판단이 들었다.

그래서 그냥 안볼까 하다가 이 영화에 대한 후기를 보다보니 스토리가 궁금해서 그냥 가까운 극장에서 보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방문한 cgv평택.

그중 가장 큰 상영관인 것 같은 총 좌석 265석의 6관에서 관람을 했다.

개인적으로 화면이 시야에 꽉 차는게 좋아서 앞쪽을 좋아하는데,

평소 D, E열 정도가 딱 좋길래 마침 E열까지는 스탠다드석이라 11,000원이라 E열 한가운데로 표를 예매해서 봤다.

그런데 들어가서 보니 6관은 좌석과 스크린 사이가 좀 멀어서 C열정도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B열이 이코노미석이던데 다음엔 B열에서 봐야지.


아무튼, 오랜만에 극장엘 방문에서 쓸데없는 글이 많았다;;


시작시간이 되고 처음 나오는 영상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전하는 인삿말이었다.

그동안 극장에서 영화를 보면서 이렇게 감독이 짧은 영상으로 인사를 하는건 처음 보는 것 같았음.

한국 영화시장이 헐리웃 감독들한테도 매력적이라는 의미겠지?


참고로 이 영화에 대한 사정정보없이 관람을 했는데, 이제와서 포스터를 보니 "시간을 추격하라"라는 말이 눈에 띈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전작들 역시 시간을 다루는 방식이 참 놀라웠는데, 이번 영화도 시간을 다루고 연출하는게 일품이었다고 본다.

메멘토는 영화로서 장면장면을 시간의 역순으로 보여주는 연출을 했고,

인셉션은 꿈을 통해 시간이 흐르는 것을 연출했고,

인터스텔라는 우주 속에서 시간이 흐르는 것을 연출했다.

그리고 이번 영화 테넷에서는 영화에서도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는 장치를 통해 시간을 연출한다.


<<< 스포일러 있음 >>>


돌아보니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들은 스토리보다는 설정, 연출이 더 기가 막혔다.

테넷 역시 스토리만 본다면 특별할 것 없는 영화인데, 연출이 기가막혔다.

초반 오페라 하우스 총격씬에서 이미 콘트리트에 박힌 총알 연출은 이 모든 복잡하고 어지러운 연출의 시작일 뿐이었다.

시간의 흐름대로 움직이는 사람들 사이에서 역재생되는 것처럼 움직이는 연출은 아마 CG겠지?

거의 모든 연출이 멋있었지만,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건 도로 추격씬에서 멀리에서부터 후진으로 비틀비틀하며 다가오는 차였다.

뭔가 신기하면서도 재밌는 연출이었달까.

이후 주인공이 인버전 되고 처음 야외로 나갔을때도 새가 날고, 흙먼지가 일고, 배가 움직이는 장면들이 모두 재밌었다.

물론 인버전된 병력과 함께 전투하는 씬 역시 재밌었음.

하지만 인버전이라는 개념을 머릿속에 넣었음에도 복잡한 장면들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서 뭐가 뭔지 모르게 지나가버린 경우가 있어서 좀 아쉬웠다.

이래서 두번 세번 봐야한다는 말을 사람들이 했던 것 같다.


이 영화를 보고나서 예전에 본 영화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가 떠올랐다.

남자의 시점에서 처음 여자를 만난 날이 여자의 시점에서는 남자를 마지막으로 만나는 날이 되는 영화인데,

원인은 모르겠지만 하루를 기점으로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여자의 이야기가 꽤 인상깊었었다.

테넷은 좀 더 그럴듯하게 설정을 잡고, 장르를 액션으로 만든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유튜브에서 본 김상욱 교수의 "시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제목의 강연도 생각났다.

물리학자로서 시간을 정의한다는게 얼마나 어려운지 새삼 깨닫게 되는 강연이었는데,

실제로 시간이란게 존재하는 건지, 힘의 흐름만 있을 뿐이고 그 힘을 역행하면 시간(처럼 보이는 시간)도 역행할 수 있는지 등이 생각났다.


시간이 된다면 한 번 더 보면서 처음 볼 땐 미쳐 짚지 못했던 인버전 된 인물의 등장을 다시 체크해보면 재밌을 것 같다.


나름 재밌는 영화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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