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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우 '무한경쟁 시대를 넘어서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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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우슬로우 - 10점
플로리안 오피츠 지음, 박병화 옮김/로도스

다른거 하나 없이 "기본소득"이라는 키워드 하나 때문에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은 저자가 너무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면서

"과연 이런 삶이 올바른 삶일까?"를 자문하게 되었고,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여러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눈 내용을 담은 책이다.


목차를 보면 대충 감이 온다

1. 우리는 왜 불안하게 쫓기며 살까?

2. 속도와 경쟁에 집착하는 세상

3. 행복과 속도 사이, 대안을 찾아서


저자는 먼저 시간관리의 제왕(이라는데 난 잘 모름;;)인 '로타르 자이베르트'박사를 만나

어떻게 인생을 설계하고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시간을 관리하고, 우선순위를 정하고...

하지만 뭔가 여전히 모호하다는 생각을 하며

탈진증후군[각주:1] 전문가를 만나 상담을 받는다.

그리고 탈진증후군 초기라는 말과 인터넷 중독증상에 대한 의견을 듣게된다.

(중독인지 아닌지는 그것을 스스로 엄격한 기준을 정한 뒤 이를 시험해보면 알 수 있다)

그리고 실제로 인터넷을 끊고 6개월간 생활하고 있는 한 기자를 만나기도 한다.

그러면서 기술의 발달이 점점 더 빠름을 강요하고 있다는 점을 발견하게된다.

독일에서 가장 유명(하다는;;)한 시간 연구자인 '카를하인츠 가이슬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모자라는 시간을 멀티테스킹으로 극복?해가는 현상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궁극적으로 더 빨라지는 현상 자체보다는

그 현상이 의미가 있는지 없는지 아무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게 문제라고 지적한다.


"오늘날에는 모두들 빠른 건 좋고 느린 건 나쁘다고 단순하게 생각합니다.

내가 추구하는 것은 시간에 쫒기지 않는 생활입니다.

불필요한 속도를 제한하자는 거지요.

다양한 삶의 영역에서 각각 적절한 속도를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후

세계적 기업 컨설턴트와의 인터뷰, 로이터 통신 유럽 본부의 방문을 통해

가속화를 부추기는 '자본주의 경제', '경쟁', '기술'은 그 가속화를 멈출 의지가 없다는 점을 확인한다.


나는 왜 사람들이 속도에 중독되었다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그의 대답은 간단하면서도 태연했다.

"모두 그렇게 하니까요. 기술을 개발하니까 그 기술을 이용하는 겁니다."

놀라웠다. 이렇게 간단하다니!


그렇게 속도에 길들여진 현 시대를 인식하며, 과연 "적당한 속도"는 어느 정도일까를 고민하게된다.

"바람직한 삶을 위해서는 어느만큼의 속도가 필요한가? 무엇이 삶의 질을 높여주는가?"


그래서 행복과 속도 사이에서 나름대로 대안을 찾은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를 한다.

잘 나가던 금융 전문가를 버리고 알프스의 산장지기가 된 '루돌프 뵈첼',

알프스 산골 농장의 '프리츠 바츨리 2세',

극단적인 속도 저지 프로젝트를 실천중인 노스페이스 창업자 '더글러스 톰킨스',

부탄의 국민총행복부 장관 '카르마 츠히팀'까지 만나며 고민을 계속하게되고,


거의 맨 마지막에 "기본 소득"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기본 소득에 대해서는 따로 포스팅을 할 예정임)


결국 저자는 뭐가 정답이다!라는 식의 답을 내놓기보다는,

멈추지 말고 진지하게 그리고 힘을 모아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한다.


나 역시 뭐가 정답이다 라고 말하긴 힘들 것 같다.

하지만 저자가 인터뷰 한 사람들은 모두 나름대로 행복하다고 했고, 그런 삶들이 멋있어 보였다.


점점 가속화되는 세상 속에서 느림을 외치는 이 책은

정신없이 살아가는 오늘날 한번쯤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 줄지도 모르겠다.



  1.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의 신체적, 정서적 피로 때문에 무기력증이나 자기혐오 등에 빠지는 증후군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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