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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과 열린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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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민주당 당원입니다.

사실 제 정치성향은 진보지만 우리나라의 거대양당 체제에서 어쩔 수 없이 그나마 조금은 더 진보적인 민주당을 선택했습니다.

물론 아무리 좋게 봐줘도 미래ㅇㅇ당을 지지할 수는 없더군요.

제 점수로 치자면 미래ㅇㅇ당은 100점 만점에 5점 정도라면 민주당은 55점 정도랄까요?

그러면 당연히 조금 더 높은 점수를 획득한 쪽의 손을 들어줘야죠.

그렇다고해서 민주당이 90점 이상되는 당은 아닙니다.

제 마음에 안드는 점도 많고 문제도 많죠.

하지만 그건 차차 고쳐가야할 문제지 문제 투성이인 정당을 놔두고 민주당을 때리는 건 할 수 없습니다.

이게 현실을 살아가는 제 선택입니다.


그런데 어느날 선거법이 바뀌었습니다.

불만족스럽긴 하지만 정당득표율만 가지고도 의석을 차지할 수 있습니다.

미래ㅇㅇ당은 선거법의 헛점을 이용해 비례정당을 만들었습니다.

명분이야 어쨌든 더 많은 의석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이겠죠.

민주당은 선거법이 통과된 뒤 거의 바로 제기된 비례정당 문제를 절대로 비례정당을 만들지 않겠다며 일축했습니다.

저는 명분과 실리 중에는 명분이 조금이라도 더 우선되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민주당의 그 소신이 좋았습니다.

저쪽은 법의 헛점을 이용해 꼼수를 부리는데 우리까지 그 진흙탕에 뛰어들 순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현실이죠.

가만히 있다가는 꽤 많은 의석을 공짜로 넘겨주게생겼습니다.

그래서 열린민주당이 생겼습니다.


마침 공천 컷오프도 됐겠다 자기가 이 선거판에서 역할을 해야겠다고 판단한 정봉주 전 의원은 발빠르게 움직여서 정당을 창당합니다.

사실 정당을 창당한다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인데 그걸 꽤 발빠르게 해냅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파급력이 약하죠.

그래서 민주당 의원으로 당선됐지만 당에게 부담을 주고싶지 않다며 탈당한 손혜원 의원과 손을 잡습니다.

당시 손혜원 의원도 비례당을 만들어야겠단 마음이 있었습니다.

직접 만들지는 않겠지만 비례당이 만들어지면 힘을 보태고싶단 말을 해왔거든요.

하지만 그 과정이 쉽지는 않았나봅니다.

손혜원 의원이 기대하던 비례정당이 흐지부지되었는지 그동안은 정봉주 전 의원의 연락에 응하지 않다가 결국 한번 만나보기로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성사된 만남에서 손혜원 의원은 파격적인 제안을 하게되고 정봉주 전 의원은 그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열린민주당은 원내정당이 됩니다.


손혜원 의원이 한 제안은 열린캐스팅이었습니다.

정당의 비례의원은 정당 내부의 과정을 통해 선정되는데 손혜원 의원은 그 점이 싫었던거죠.

국민 모두가, 적어도 당원 모두가 참여하는 비례의원 선정이 되어야한다고 판단했고

열린민주당은 그 제안을 실현했습니다.

당원들에게 비례의원 후보를 추천받고, 추천받은대로 당에서 연락해 비례의원 후보에 응할지 물어봤습니다.

그렇게 당원들의 부름에 응한 사람들이 비례후보로 선정이 되었고,

이후 비례 순번은 당원+국민참여인단 투표로 정해졌습니다.

비례후보가 선정되고 순번이 정해지는 과정에서 당의 입김은 전혀 없었던거죠.

물론 그 과정에 당 내부 인사의 작은 반발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결국 잘 무마시켰고 현재의 열린민주당 비례후보가 정해졌습니다.


이런 과정이 벌어지는데 또 하나의 비례정당 논의가 본격화 됐습니다.

현재 더불어시민당이 된 플랫폼 정당입니다.

다스뵈이다와 뉴스공장을 통해 잘 알려진 최배근 교수가 적극 참여해서 만들어졌습니다.

이 당 역시 미래ㅇㅇ당의 꼼수를 보고만 있을 수 없어서 만들어진 당이죠.

언제부터 당을 만들건지 밑그림을 그렸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3월 2일 창당 선언을 하면서 본격적인 움직임이 시작된 것 같습니다.

이후 민주당은 계속 비례정당을 안만든다던 입장을 바꿔서 3월 11일 당원 투표로 비례당 합류를 물어본 뒤 결국 더불어시민당에 합류했습니다.

그렇게 민주당이 합류한 더불어시민당은 소수정당이 참여하는 플랫폼 정당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민주당의 위성정당이 되었습니다.


정당이라는게 없을땐 상관없는데, 생기고나면 책임감이 생깁니다.

당원들이 있으니까요.

열린민주당은 민주당이 만들지 못하는 비례정당을 만들었지만 민주당은 열린민주당을 버리고 더불어시민당을 선택했습니다.


저는 아직도 왜 그랬는지 의문이 듭니다.

하지만 이후 들리는 소리들을 보면 대충은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민주당은 제게 50점을 겨우 넘는 정당입니다.

민주당은 저같은 사람을 붙잡고싶어합니다.

저는 진보적이라 55점이지만 사실 보수적이라서 민주당에게 55점을 주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정치 지형을 봤을때 보수적인 사람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민주당은 소위 중도보수를 잡기위해 노력을 했고 어쩌면 그 결과로 지금의 지지율을 받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민주당 지지층 중에서는 그런 민주당의 소극적인 모습을 못마땅해하는 사람들이 있고

이는 적어도 8%가량 된다고 봅니다.

그런 사람들이 지난 총선때 지역구는 민주당, 정당은 정의당에게 표를 줬다고 볼 수 있죠.


문재인 대통령이 탄생한 뒤 민주당은 꾸준히 몸사리기를 해왔습니다.

조금의 흠결만 보여도 안된다는 강박도 보였습니다.

어쩌면 그 움직임은 당연해보였습니다.

수많은 권력들이 있겠지만 일단 언론이 민주당에게 들이댄 잣대 자체가 너무 가혹했기때문이죠.

그리고 그 끝에는 조국 장관 털기가 있었습니다.

실제로 위조했는지도 모르겠는 표창장을 가지고 검찰과 언론은 엄청난 포화를 때렸습니다.

그 결과 조국 장관은 사퇴했고 민주당은 조국을 수호하고자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같은 사람들은 민주당의 움직임에 불만을 가진 것 같습니다.

대체제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선택했을 뿐인 민주당.

미래ㅇㅇ당은 쓰레기인데 민주당 역시 그 전철을 밟는게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습니다.

사실 그 전부터 제가 가진 민주당을 향한 불만은 세월호 문제와 테러방지법입니다.

세월호의 침몰 원인을 밝히고자 하는 노력이 국회에서 자꾸 막혔는데

그래서 그 다음 총선때 수많은 민주당 사람들이 세월호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고

그 결과 압도적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민주당이 원내 1당이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월호 진상규명은 지지부진했습니다.

이번 선거때도 세월호 문제를 다루겠다는 후보들이 많던데 두고보겠습니다.


또 하나는 테러방지법인데, 민주당은 필리버스터까지 해가면서 그 법이 통과되면 안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의석에서 밀려 어쩔 수 없이 통과시켰으면 이후 제 1당이 되면 그 법을 개정하든지 했어야하는데 아무것도 안했습니다.

심지어 지금 미래ㅇㅇ당은 최근에 통과한 공수처법을 폐지하겠다는걸 공약으로까지 들고나왔는데

민주당은 필리버스터까지 한 그 법을 폐지는 못할망정 개정할 의지가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애초에 그 법에는 별 문제가 없는데 정치적인 이슈를 만들기 위해서 그렇게 반대한 걸까요?

만약에 그렇다면 그 자체로도 문제가 있는거고, 그게 아니라면 왜 1당이 된 지난 4년간 그 법을 개정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볼 땐 앞서 말했던 중도보수층을 잡기 위해서 그런 논란이 되는 이슈는 아예 건들지 않은 것처럼 보입니다.


이렇게 여론을 의식하고 몸사리는 민주당은 열린민주당의 후보 면면이 마음에 들지 않은게 아닌가 합니다.

최소한 부담스러워하는 건 맞습니다.

하지만 개혁을 이루기 위해서는 할 말은 해야하고, 이슈화 할 건 이슈화 해야합니다.

술에 술탄듯 물에 물탄듯 그렇게 보낸 시간이 벌써 4년인데 그동안 무슨 개혁을 이뤘을까요?

뭐만 할려고 하면 미래ㅇㅇ당이 협조를 안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실 제가 앞에 말한 이슈는 딱히 건들지도 않았습니다.

미래ㅇㅇ당이 협조하지 않은 이슈도 많지만 민주당이 제대로 싸우고자 했다면 그 자체를 이슈화했을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로 민주당은 조용히 있었습니다.

소위 부자 몸사리기를 한 것입니다.


민주당의 이런 행보는 한편으로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동시에 불만이 쌓이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이런 저런 이유들이 도사리는 가운데 열린민주당이 생겼습니다.

당원들은 자기가 추천한 사람이 국회의원 후보가 되니 좋고, 그 후보들 역시 적극적으로 메시지를 내놓으니 쿵짝이 잘 맞아보입니다.

김어준 총수는 열린민주당이 민주당 코어지지자들을 뺏어갔다고 하던데

제가 볼 때 그 발언은 매우 부적절합니다.

지지자들이 거수기도 아니고 뺏기고 뺏어가는 걸까요?

민주당 코어지지자들이 열린민주당으로 갔다면 민주당은 그 코어지지자들을 잡기위해 뭘 못했고 뭘 했어야하는지 고민해야합니다.

동시에 정치인들의 말은 믿을 수 없다며 열린민주당 후보들이 나중에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는 말도 합니다.

그 말을 똑같이 돌려주고 싶습니다.

민주당 의원이든 더불어시민당 후보든 누가 정말 믿을 수 있는 사람일까요?

객관적으로 믿을 수 있는 사람이란 건 없습니다.

자기가 볼 때 믿을만한지 아닌지의 각자 판단만 있을 뿐이죠.

그런 점에서 저는 손혜원 의원과 정봉주 전 의원을 믿습니다. 동시에 열린민주당 후보들을 믿습니다.

더불어시민당 앞번호 후보들은 딱히 믿을만하진 않습니다.

물론 악의는 없습니다. 김어준 총수의 말을 그대로 했을 뿐입니다.


열린민주당이 정말로 원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교섭단체가 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고

이번 총선 이후로 그 당이 지속될 수 있는지 역시 미지수입니다.

어쩌면 정의당처럼 남아서 독자적으로 뛸 수도 있습니다.

민주당에 흡수될 수도 있고, 김어준이나 민주당쪽 사람들의 우려처럼 문재인 대통령을 비토하면서 국민의당처럼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아무도 모르는 거고, 각자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뛸 뿐입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민주당 당원이지만 열린민주당을 지지합니다.


부디 민주당이나 열린시민당은 자기 선거운동만 하세요.

굳이 열린민주당을 언급하며 네거티브하지 마세요.

네거티브를 하면 할 수록 민주당 파이는 줄어들고 정치에 환멸을 가질 사람들만 늘어납니다.

그걸 원하는 거라면 할 수 없지만, 그게 아니라면 부디 큰 그림을 그려가길 바랍니다.

적어도 긁어 부스럼을 만들 필요는 없잖아요?



글이 너무 길었는데 마지막으로

김어준 총수가 다스뵈이다에서 열린민주당이 오히려 민주당 지지율을 깎아먹는다고 하더군요.

시민당+열린당의 지지율이 민주당의 지지율에 못미친다는거죠.

하지만 제가 볼 때 그 지적은 틀렸습니다.

제가 아래 3개의 여론조사를 간략하게 분석해봤습니다.

요점만 말하자면 민주당만이 아니라 미래한국당 역시 미래통합당의 지지율을 못따라갑니다.

비례당이 생기면서 떨어져나가는 지지율이 일정부분 생겼다는거죠.

그걸가지고 열린민주당때문에 지지율이 떨어졌다고 하는건 그렇게 보고싶다는 말일 뿐입니다.

부디 적어도 이 글을 보시는 분이라도 잘 판단하셔서 원하는 정당에 표를 주길 바랍니다.





KBS 2020 총선기획 조사 6차 패널조사 결과표 (한국리서치 조사)

https://www.nesdc.go.kr/files/result/202004/FILE_202004120122238091.pdf.htm


지역구

더불어민주당 48.7%

정의당 3.5%

 - 범진보 지지율 합계 52.2%

미래통합당 29%

모름/미결정 15.8%


비례

더불어시민당 29.7%

열린민주당 7.9%

 - 시민당+열린당 합계 37.6%

정의당 11.2%

 - 범진보 지지율 합계 48.8%

미래한국당 24.1%

국민의당 6.9%

모름/미결정 16.7%


- 미래한국당 지지율이 미래통합당 지지율보다 4.9%p 낮습니다.

범진보(민주당+정의당) 지지율은 비례가 지역구보다 3.4%p 낮네요.

민주당계열만 보면 미래한국당보다 더 많은 11.1%p가 떨어졌는데,

정의당이 비례에서 지역구보다 7.7%p만큼 더 높은 지지율을 받았습니다.



뉴시스 21대 통선 국민 여론조사 (리얼미터 조사)

https://www.nesdc.go.kr/files/result/202004/FILE_202004090808026040.pdf.htm


지역구

더불어민주당 46.3%

정의당 3.6%

 - 범진보 지지율 합계 49.9%

미래통합당 33.1%

없음/잘모름 6.9%


비례

더불어시민당 23.8%

열린민주당 14.6%

 - 시민당+열린당 합계 38.4%

정의당 7.5%

 - 범진보 지지율 합계 45.9%

미래한국당 28.7%

국민의당 4.5%

없음/잘모름 11.7%


- 미래한국당 지지율이 미래통합당 지지율보다 4.4%p 낮습니다. 범진보 지지율은 비례가 지역구보다 4%p 낮네요.

민주당계열만 보면 7.9%p가 낮은데,

정의당이 지역구 지지율보다 비례 지지율이 3.9%p 더 높습니다.

동시에 없음/잘모름에서도 비례가 지역구보다 4.8%p 높네요.



한국갤럽 데일리 오피니언 2020년 4월 2주 (한국갤럽 자체조사)

https://www.nesdc.go.kr/files/result/202004/FILE_202004100934156550.pdf.htm


정당지지도

더불어민주당 44%

열린민주당 3%

 - 더민주+열린당 합계 47%

정의당 6%

 - 범진보 지지율 합계 53%

미래통합당 23%

무당층 18%


예상 비례 득표율

더불어시민당 23%

열린민주당 8%

 - 시민당+열린당 합계 31%

정의당 13%

 - 범진보 지지율 합계 44%

미래한국당 22%

국민의당 6%

부동층 22%


-미래한국당 예상 득표율이 미래통합당 지지율보다 1%p 낮습니다. 

범진보 지지율은 비례가 정당지지도보다 9%p 낮네요.

반면 정의당은 정당지지도보다 비례 예상 득표율이 7%p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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