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개하지 않은 사역자도 여전히 은혜로울 수 있는가?]
물의를 일으킨지 2년도 채 안되어 홍대 앞에 개척한 전병욱 목사를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들이 들곤 합니다만, 상식적으로 가장 이해가 안가는 것은 그분을 추종하는 사람들의 심리입니다.
크게 두부류로 나뉠 수 있는데,
1.전목사 범죄의 실체를 알고있으나 지금은 충분히 회개하였다고 믿는 부류와 또 하나는
2. 과거의 정확한 사실관계를 알지는 못하나 지금 목사님이 설교하는 내용이 충분히 은혜로우므로 회개하였다고 믿을 수 밖에 없다는 부류입니다.
그런데 두가지 부류의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보이는 ‘확신의 근거’는 그가 회개하지 않았다면 ‘지금과 같이 은혜로운 설교를 할 수 없다’ 라는 것입니다.
즉, 사역의 열매(적어도 겉으로 보기에는)가 자신이 듣거나, 보기에 충분히 은혜로우므로 ‘그 사람의 마음 속 깊은 회개의 여부를 알 수는 없으나, 회개하였다’라고 밖에는 결론내릴 수 없다’는 주장입니다.
사실, 솔직히 말하면...저는 이분들의 이런 마음이 이해가 갑니다. 저도 90년대 후반에 이와 유사한 혼란스러운 경험을 한적이 있어서죠...
지금은 회개하시고 회복하여 왕성히 사역하시는 것 같은 분의 아픈 과거를 들추어내는 것 같아 죄송스럽지만 바로 CCM가수 ‘최덕신’씨 사건입니다.
간략히 요약하자면 최덕신씨의 아내 김은희 씨의 폭로로 CCM가수 최덕신의 온갖 추악한 성적범죄와 불륜이 세상에 드러난 사건이었습니다. 90년대 CCM계를 대표한다고 할만큼 10장이상의 앨범을 내며, 음악적으로나 사역적으로 젊은이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최덕신씨가 사실은 심각한 ‘섹스중독’과 ‘음란’의 죄에 빠져있어서, 사역중에도 매춘여성과 관계를 맺어 아내에게도 매독을 옮긴 적이 있고 ‘주찬양 선교단’ 내부의 모 자매와 불륜관계에 있었다는 사실, 그외에도 다양한 여성편력을 담담히 묘사한 아내 김은희씨의 폭로는 사실 교계에 엄청난 충격을 줬을 뿐만 아니라, 저와 같이 최덕신씨의 노래를 듣고 신앙이 자라다시피한 청년들에게도 어마어마한 충격과 혼란을 줬습니다.
저는 당시, 정말 이해가 가지 않았던 것이...그런 엄청난 음란의 범죄와 부도덕한 일을 하는 자가 어쩌면 그렇게 은혜로운 찬양을 작사, 작곡하며, 프로듀싱하며, 앞에 나서서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지금까지 노래를 부를 수 있었던 것인가...라는 점이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까지 그의 노래를 들으며 내가 받았던 ‘은혜’라는 것이 ‘거짓’이었단 말인가? ‘라는 점이 가장 저를 혼란스럽게 했던 점이었습니다.
그와 관련해서 여러가지 책도 찾아보고 자료도 찾아보며 생각을 정리하던 중에 알아낸 사례가 ‘내면세계의 질서와 영적성장’(IVP)이라는 세계적인 기독교 베스트셀러작가 ‘고든 맥도날드’목사님의 ‘불륜’사건이었습니다. 고든 맥도널드 목사님은 여비서와의 성적인 범죄로 넘어진 후. 공개적으로 자신의 죄를 대중들앞에 고백하고, 모든 직분을 내려놓고 3년 넘는 기간동안의 충분한 치유와 회복, 상담을 받으며 많은 사람의 축복 속에 다시 사역현장으로 돌아온 보기 드문 케이스였죠...
그러나, 그 사례를 접하고도 최덕신씨가 어쩌면 그렇게 심각한 범죄 속에서도 여전히 은혜로운 찬양을 만들 수 있었는지, 은혜를 끼칠 수 있었는지...쉽게 이해가 가지는 않았습니다. 특히 송명희씨의 시에 노래를 붙인 ‘나’라는 찬양을 비롯해서 ‘너는 내것이라’ 같은 여러 주옥같은 곡들을 들으며 은혜를 받고 눈물을 흘렸고, 흔들리는 신앙을 다잡았던 저에게는 정말 혼란의 연속이었습니다...그리고는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읍니다.
그리고 제가 교회에서 ‘리더’로서 ‘간사’로서, 평신도 사역자로서 몇년의 사역을 한 후에 저는 비로소 최덕신 씨가 이해가 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사역을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하면서 저는 의도하지는 않았으나 저의 내면의 세계가 부패하였거나 사역을 감당할 만하지 않더라도 저 스스로와 사역의 대상자인 성도들을 기만할 수 가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이건 사실, 가슴 아픈 고백이지만, 제가 성령충만하지 않은 상태, 더 나아가 사역자로서 부끄러운 범죄를 저질렀다 할지라도 제 사역의 대상자들(성도들, 청년들)앞에서 ‘성령충만’한 척 할 수 있다는 것과 아무 문제가 없는 척 할 수 있다는 것, 더 나아가 나 스스로조차 속이고,기만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때론 사역자가 지칠경우에라도 아무 문제가 없는 척하는 정도의 수준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심각한 내면의 죄문제, 음욕의 문제, 분노의 문제, 거짓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았는데도 마치 양떼들 앞에서는 여전히 거룩한 척, 아무 문제 없는 척 할수도 있었다는 겁니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 것은 제가 갖고 있는 ‘은사와 재능’은 저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대로 ‘작동’을 하였습니다. 때로운 더욱 카리스마 있어보일 때도 있었죠...
사실, 이런 저자신을 돌아보면서 저 스스로도 충격을 받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왜...내가 문제가 있는데도 나의 은사와 재능은 여전히 은혜롭게 작동하는 것인가? (저의 은사와 재능은 가르치는 것과 관련이 많습니다. 말로 풀어서 설명하는 것을 잘하는 편이죠)
그때, 한 일년 넘게 고민했었던 ‘최덕신’씨의 일이 떠올랐습니다. 내가 회개하지 않았어도, 여전히 문제가 있어도 ‘은사’가 그대로 쓰임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섬뜻했습니다. 그리고 ‘왜 그런것인가?’를 고민하며 성경에도 그런 사례가 있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마음을 열고 찾아보니 생각보다 많은 사례가 있더군요...
대표적인 것이 ‘요나’의 사례입니다. 요나는 니느웨로 가서 회개의 메세지를 전하라는 하나님의 뜻을 거역하여 도망치다가 큰고기 배속에 들어가서 겨우 살아납니다. 물론 회개를 하였으나 여전히 하나님의 마음을 이해하지는 못하고 니느웨사람들을 미워하였죠~~그런 요나가 수일만에 니느웨를 돌아다니며 회개의 메세지를 전했을 때, 놀랍게도 니느웨 사람들 전부가 회개하는 역사가 일어납니다. 요나는 하나님의 뜻에 부합하지 않고 온전히 회개하지 않은 상태였으나 그의 선지자적 은사와 재능은 그대로 쓰임받습니다. 성경의 기록을 보면 사흘만에 요나가 회개시킨 니느웨사람들의 숫자가 12만명입니다.(요나4:11) 신약을 합쳐도 성경역사상 최대의 사역의 열매겠죠^^(사도행전에 나타난 베드로의 한번설교에 삼천명 회심은 비교도 안됩니다) 그러나 요나가 성경역사상 가장 위대한 하나님의 사람이었나요?...
또 하나의 대표적 사례가 ‘삼손’이죠~~삼손역시 전무후무한 사사의 은사를 부여받았어도 (사사기를 쭉 살펴보면 가장 강력한 재능과 은사를 부여받은 사사가 삼손이었습니다) 하나님의 뜻과는 상관없이, 자기의 욕정과 질투심과 분노로 함부로 그 재능을 굴립니다. 그러나 여전히 강력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나귀의 턱뼈로 천명을 죽임)
이외에도 밧세바와 간음하고 우리야를 살인하고도 아무 문제 없는 듯이 왕의 업무를 보았던 다위, 돈으로 매수되어서 이스라엘을 저주하려고 했던 선지자 발람을 비롯해서 성경속에서 꽤 많은 경우, 그의 마음이 하나님께 온전히 회개하지 않았어도 은사와 재능이 그대로 ‘작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 이런 여러가지 사실들을 통해 회개하지 않은 자에게도 여전히 ‘은사와 재능’이 문제없이 작동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가...하나님께서 긍휼의 마음으로 그에게 주신 ‘재능’을 통하여 ‘사역’할 수 있는 기회를 여전히 주시는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또한가지 알 수 있는 점은 쓰임받는 사람의 죄와 실수가 지금 당장 있다고해서 바로 그 ‘은사와 재능’을 빼앗아가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신실하심’덕분인지, ‘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기 위해서 잠시 판단을 유보하신 것인지, 아니면 그가 다시 회개하고 돌아왔을 때 더 강력하게 쓰시기 위한 하나님의 ‘자비하심’ 덕분인지 확실하게 말할 수는 없을 듯 합니다. 하나님의 인자하심과 관대하심은 나의 짧은 생각과 글로 표현하기에는 ‘경이로운 신비함’이 있으니까요...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하나님께 쓰임받는 사람들은 결국 ‘은사와 재능’이 지속적으로 쓰임받기 위해서 ‘그의 삶’이 그의 ‘은사와 재능’이 외치는 메세지와 일치되게 하나님께서 인도하신다는 것 또한 성경속에서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마태복음 5:48]
그러므로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온전하심과 같이 너희도 온전하라
그리고 결국 그를 사랑하시기 때문에 그가 회개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은사를 남용할 경우에 반드시 그의 범죄를 만천하에 드러내십니다. (다윗에게 나단선지자가 그러했듯이...)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회개하지 않은 자도 충분히 은혜로울 수 있습니다. 그가 범죄하였다고 해서 그에게 주신 재능을 바로 빼앗아가 버린다면, 우리 중 어느 누가 ‘하나님의 일’을 감당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바로 이러한 사실 때문에 사역을 감당하는 사람들이 ‘자기 스스로’를 속이고 기만하지는 않는지 더욱 깨어서 긴장하며 겸손하게 기도해야 하는 겁니다.
그리고, 사역의 대상자가 되는 성도들은 ‘사역자’의 설교나 찬양이나 그 어떤 형태의 사역의 열매든, 그것이 은혜롭다고 해서 그가 온전히 하나님께 회개하였다고 믿어서는 안됩니다.
자기가 들었을 때, 설교가 은혜롭다고, 찬양이 은혜롭다고 그 사역자가 마음의 죄를 다 회개하고 온전히 회복된 사역자라고 보장한다는 것은 너무 순진하고 교만한 판단 일 수 있습니다.
성도들을 기만하고 자기 스스로를 기만할 수는 있어도, 하나님까지 속일 수는 없는 법입니다.
그리고 한가지 정말 두려운 사실은 계속 그렇게 은사와 재능을 이용하여 자기를 기만하는 자조차 하나님께서는 사랑하시기 때문에, 결국 ‘나단 선지자’를 보내어 그를 깨뜨려버리시고,’압살롬’을 통해 자신의 죄의 실체를 자신의 눈으로 목격하게 만드실 겁니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그건 더 슬픈일이겠죠...하나님께서 그를 버리신 거니까요...화려한 은사와 재능은 여전히 있더라도...
[마태복음 7:22,23]
그 날에 많은 사람이 나더러 이르되 주여 주여 우리가 주의 이름으로 선지자 노릇 하며 주의 이름으로 귀신을 쫓아 내며 주의 이름으로 많은 권능을 행하지 아니하였나이까 하리니 그 때에 내가 그들에게 밝히 말하되 내가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하니 불법을 행하는 자들아 내게서 떠나가라 하리라
하나님은 온전하시나 사역자는 결함이 있는 인간이며, 그를 우상화하는 것은 그를 망하게 하는 지름길입니다. 마지막으로 ‘완전한 사역자’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은 나머지...사역자들을 우상화하는 한국교회의 무지한 성도들에게 꼭 필요한 영상을 하나 링크 걸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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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쓴 글은 아니고 권대원간사님이 쓰신 글을 퍼왔습니다
원본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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