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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하]네번째 미니앨범 Stable Mindset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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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하의 네번째 미니앨범 Stable Mindset

발매일: 2019년 7월 2일


일부러 그런 건지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2018년 연말 공연 직전에 싱글 "느린 우체통"을 발매했고,

2019년 여름 소극장 공연 직전에 네번째 미니앨범을 발매했다.

"느린 우체통"을 제외하면 2017년 12월에 정규 5집을 발매한 뒤 약 1년 7개월만에 발매한 앨범이다.


미니앨범이라 따로 쇼케이스는 하지 않았지만, 여름 소극장 공연때 이 앨범 전곡을 선보였다.

혹시나해서 이 앨범을 열심히 듣고 공연장에 갔는데 다행히 전곡을 불러줘서 꽤 좋았다.


윤하의 노래들은 꽤 잘 만들어져서

노래들을 곱씹는 맛이 있는데

그래서 하나씩 살펴보고자 이렇게 포스팅을 시작한다.


1. 사계(四季)

작사-송양하, 김재현, Brand Newjiq(브랜뉴직)

작곡-송양하, 김재현, Brand Newjiq(브랜뉴직)

편곡-송양하, 김재현, Brand Newjiq(브랜뉴직)



스쳐 가는 바람마저 아팠었고

식어가는 햇살마저 뜨거웠지

혼자선 버거웠지

그렇게 그댈 만나기 전엔


날 안아주는 그대의 품 안에서

눈 부신 햇살 가려주던

그 손을 맞잡고 봄꽃을 바라보다

비 오는 창가에 서서 입 맞추고

낙엽이 지면 눈을 맞으며 가까이서 걸어요


꽃이 피는 봄날처럼 어렸기에

날카로운 겨울처럼 화만 냈지

모든 게 어려웠지

참 신기해 사랑이란게


참 따뜻하게 내 이름 불러주며

사나운 바람 버텨주던

어깨에 기대어 봄꽃을 바라보다

비 오는 창가에 서서 입 맞추고

낙엽이 지면 눈을 맞으며 가까이서 걸어요


가끔씩 돌아보는 이 길이 그저 꿈만 같아

그대와 함께 걷는 몇 번의 봄을 지나

여름처럼 뜨겁게 널 사랑하고

가을을 건너

함께 걸으며 겨울을 기다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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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짝짝 쿵짝짝하는 왈츠 리듬의 미디엄 템포 곡이다.

전형적인 발라드도 아닌데 보컬의 힘이 좋다.

확실히 윤하라서 더 듣기 좋은 노래라는 느낌이다.


사계라는 제목에 어울리는 가사가 인상적인데,

연인과 함께 보내는 시간의 흐름을 계절에 빗대어 시적으로 표현했다.

직설적인 화법이 넘치는 요즘이라 이런 가사가 더 멋지게 들리는 건 내가 8090의 감성을 가지고 있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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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Lonely

작사-DOKO(도코), 손재민

작곡-DOKO(도코), 손재민

편곡-DOKO(도코), 손재민



나를 대하는 사람들 걱정해 주는 말들

그냥 나를 지나쳐가 주세요

여운이 남은 이별도 새로운 만남도

더는 날 아프게 못 해


너를 원망했고 네게 고마웠고

미련 없을 거란 너의 괜한 말들까지도

많이 사랑했고 많이 아파했어

저 작은 서랍 안에 맘을 숨겨놓고


나는 원래 눈물이 참 많아서

음~ 낮이든 밤이든 더 슬퍼 와요

그래도 걱정하진 말아요

나도 맘을 다잡을 시간이 필요하니까

Lonely


너를 담아 놓은 편지 조금 번져있는 글씨

구겨져 버린 봉투마저

다 그대로인데 난 그대로인데

덩그러니 혼자 남은 걸


너를 원망했고 네게 고마웠고

미련 없을 거란 너의 괜한 말들까지도

많이 사랑했고 많이 아파했어

저 작은 서랍 안에 맘을 숨겨놓고


나는 원래 눈물이 참 많아서

음~ 낮이든 밤이든 더 슬퍼 와요

그래도 걱정하진 말아요

나도 맘을 다잡을 시간이 필요하니까

Lone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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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엄 템포의 발라드 곡인데 멜로디가 리드미컬해서 지루하지 않게 들린다.

음역대가 완전 평범한 수준이라 밋밋할 수 있는데

호흡과 리듬으로 노래를 맛깔나게 완성시켰다.

개인적으로 윤하 특유의 숨을 놓는 소리를 매력적으로 생각하는데,

이 노래에서는

"나는 원(숨)래(숨) 눈물이 참 많(숨)아서"

"그래(숨)도(숨) 걱정하진 말(숨)아요 "

에서 윤하 특유의 호흡을 느낄 수 있다.

편하게 들을 수 있는 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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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비가 내리는 날에는

작사-DOKO(도코)

작곡-DOKO(도코)

편곡-DOKO(도코), 사승호



문득 생각이 나요

우리 헤어지던 날

마음 아팠던 그 날을

그대는 여전히 잘 지내나요

이런 날이면 보고 싶어요


아직 난 그댈 좋아한다고


비가 내리는 날에는 나를 생각해줘요

함께 걸었던 거리를 기억해 줘요

비가 내리는 날이면 조금 아파해줘요

추억이 담긴 내 눈물이 그대 어깰 적시도록


그땐 왜 그리도 모질었나요

헤어지기 싫다고 네게 소리쳐봐도

표정 하나 안 변하고 나를 밀어내던

그대가 참 보고 싶은 날


비가 내리는 날에는 나를 생각해줘요

함께 걸었던 거리를 기억해 줘요

비가 내리는 날이면 조금 아파해줘요

추억이 담긴 내 눈물이 그대 어깰 적시도록


어쩌죠 너무 보고 싶어요

잠에 들 수도 없죠

그대가 참 미워요


비가 내리는 날에는 나를 생각해줘요


오늘 비가 내리네요 그대가 그리워요

함께 걸었던 거리를 걷고 있어요

비가 내리는 날이면 내가 많이 아파요

내 눈물에 그대를 담아 이제 그만 놓아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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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앨범의 타이틀 곡이다.

윤하의 노래 중에 비와 관련된 곡이 많은데(우산, 빗소리, 소나기 등) 윤하의 목소리 분위기가 비와 잘 어울려서 관련된 노래를 기획해서 발매한 것 같다.

약간은 대놓고 노린 느낌이 나긴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래가 좋으니 일단은 만족.


전형적인 느낌의 발라드 곡이다.

다만 발라드의 전형적인 형식인 A-A'-B-A-A'-B-C-B의 형식에서 A'(도입의 반복 혹은 변형)를 빼거나 확 줄인 형식이다.

(혹은 A와 A'가 매우 짧다고 볼 수도 있다.)

그래서인지 곡의 길이도 3:32로 짧은 느낌이다.

음원 위주의 시장으로 음악시장이 재편되면서 바로 훅으로 들어가는 이런 식의 변형이 많이 생겼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하의 노래들은 대체로 정통을 따랐기에 개인적으로는 약간 아쉽다.


다만 앨범의 다른 곡들에 비해서 특별히 눈에 띄는게 없다는게 아쉽다면 아쉬운 점이다.

비를 소재로 노래를 만들었고, 3옥타브 파의 고음이 갑자기 나온다는게 특징이라고 볼 수 있는 전부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낙 윤하의 목소리가 좋아서 노래는 마음에 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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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어려운 일

작사-Lohi

작곡-Lohi

편곡-Lohi



이상했어 오늘따라 네가 차가워진 기분에

네 입술만 그렇게 바라봤어

그래 두려웠나 봐

내뱉지 않길 바랬던 헤어지자는 말

그리고는 눈을 피하는 너


아무 말이라 해도 거짓말이라 해도

한 번만 날 위해 해 줄 수는 없어?

아니라고만 말 해줘

날 두고 떠나지 마

아직 나에겐 어려운 일이니까


우리 아직 못 해봤던 일들 난 너무나 많은데

그래 아직 너 없이 산다는 건 내겐 어려운가 봐

변하지 않길 바랬던 사랑한다는 말

이젠 너무 그리워진 그 말


아무 말이라 해도 거짓말이라 해도

한 번만 날 위해 해 줄 수는 없어?

아니라고만 말 해줘

날 두고 떠나지 마

아직 나에겐 어려운 일이니까


너 그렇게 가면 널 담은 내 맘은 이미 너로 가득한데

억지로 널 잊는 게 나에겐 너무 어려운 거야


아무 말이라 해도 거짓말이라 해도

한 번만 날 위해 해 줄 수는 없어

아니라고만 말 해줘 날 두고 떠나지 마

아직 나에겐 어려운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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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하의 보컬이 열일한 곡.

미디엄 템포긴 한데 전형적인 발라드의 형식을 띈 곡이다.

다만 멜로디에 리듬감이 있고, 템포가 좀 빨라서 러닝 타임이 3분 35초로 짧은 편.


노래 자체는 고음이 멋지거나 구성이 화려하지는 않아서 좀 평범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앞서 말했듯이 윤하의 보컬이 열일을해서 듣기 좋게 뽑혔다.

말하듯이 여리게 시작해서 1절 후렴에서는 중강정도로 힘을 넣었다가 고음부분에서 힘을 뺐다.

그리고 2절은 중강정도에서 시작했다가 후렴에서 힘을 줬고,

브릿지도 시작은 여리다가 점점 강해지고, 마지막 후렴도 여리게 시작해서 에드립이 들어가며 고음을 강하게 터트렸다.

최고음이 "비가 내리는 날에는"의 최고음보다 약간 낮은 3옥타브 미지만 "비가 내리는 날에는"보다 더 힘을 줘서 쥐어 짠다는 느낌이 든다.

3분 35초동안 쉼없이 강약을 조절해가며 불러서, 몰입해서 듣다보면 어느새 곡이 끝나버리는,

윤하의 보컬이 자꾸 귀에 맴도는 중독성 있는 곡이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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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Rainy Night

작사-윤하

작곡-윤하

편곡-윤하



비가 오는 밤

하루 종일 하늘에 구멍 난 듯이

난 하루를 다 구멍 난 채로 창밖을 바라봐

냄새와 소리는 완벽하게 시계를 바라보는 걸 잊게 해

지금 어딘지 잊게 해


네가 좋아했던 비가 내려 오는 밤

자꾸 싫댔는데 너는 막무가내였지 빗속에

헤어진 건 잘 한 건데


애초부터 난 비가 싫었었어

그 비가 내려

난 이 날씨가 싫었는데

기다리는 건 이 비일까 그때 너일까

아니면 지금은 변했을 나일까


애초부터 난 네가 싫었었어

그래 그냥 그렇게 두면 좋았을 걸

기다리는 건 이 비일까 지금 너일까

아니면 그때 다 보내지 못한 슬픔일까


I gave you all

But you still gone

I gave you all

But you still gone


네가 좋아했던 비가 내려 오는 밤

자꾸 싫댔는데 너는 막무가내였지 빗속에


네가 좋아했던 비가 그치는데

그리 좋았었던 순간도 언젠가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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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이번 앨범에서 가장 개성이 강하고 매력적인 곡이라고 생각하는 게 이 곡이다.

빗소리로 시작되는 이 곡은 심플한 피아노 선율과 함께 잔잔하게 말하듯 읊조리며 시작한다.

그렇게 힘이 없는듯 힘을 빼고 부르다가 한옥타브를 올렸지만 여전히 여리다.

이후 "막무가내였지 빗속에"부분은 멜로디의 높낮이와 리듬이 말줄임표를 연상시킨다.


곡의 중반을 지나면서 멜로디의 밀고 당기는 리듬으로 조금은 격해지는 심경을 드러내는데

가사가 멜로디와 매우 잘 어우러진다.

그러면서 다시 옥타브가 올라가며 힘있게 부르는 부분은 낮게 깔리는 목소리와 어우러져 이별에 대한 절절한 후회가 느껴지는 듯하다.

그리고는 마지막에 "언젠가 있었는데"에서 멜로디의 높낮이와 리듬으로 긴 여운을 드러내며 곡이 끝난다.


구성이나 보컬, 그리고 피아노로만 이뤄진 반주까지 윤하가 보여줄 수 있는 음악 색깔을 제대로 보여준 것 같은 곡이다.

한편 과거 다른 곡들처럼 폭발하는 고음, 힘있는 보컬이 없어서 조금 아쉽긴 한데,

힘있는 앨범이 있으면 이렇게 약간은 힘을 뺀 앨범, 곡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곡은 여름 소극장 콘서트에서 맨 마지막에 선보였을때 꽤 인상적이었는데,

곡이 끝나는 뒷부분 이후에 루프스테이션으로 허밍을 쌓고 몰아치듯 이어지는 피아노 반주로 5분정도 노래를 계속 이어갔다.

그렇게 공연을 마무리 하는 인사까지 하고 퇴장했고, 텅 빈 무대위에 루프스테이션으로 돌아가는 윤하의 목소리와 피아노 반주가 긴 여운을 남겨서 색다른 느낌이었다.

마침 유튜브에 공연 무대 영상이 있어서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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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전체적으로 보자면,

기존의 윤하가 가진 색깔을 유지하면서 조금은 힘을 뺀 느낌이 든다.

더 높이 뛰기 위해 약간 굽힌 느낌이랄까.

그러면서도 보컬의 표현력이나 감성은 거의 완벽하다.

게다가 자작곡은 이 앨범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듯 색깔이 확실해서 좋다.


다만 고음에서는 약간 거친 느낌이 나서 윤하 팬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이다.

물론 이대로도 그 맛이 있지만 아무래도 오래 전부터 윤하의 목소리를 들어왔던 사람이라 그런지 옛날의 목소리에 대한 그리움 같은게 있달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윤하 본인이 나보다 더 고민하고 대비하고 있을테니 어쩌면 내 이 말이 상처를 주진 않을까 조심스럽다.

부디 목 관리도 잘 하고 건강도 잘 챙겨서 오~~~~래 오래 좋은 노래를 많이 들려주는 가수로 남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하는 말이니

혹시 윤하님께서 이 글을 보신다면 '별꼴이야~'하면서 흘려버리시길.


아무튼 이 앨범은 전체적으로 완성도가 높은 매우 잘 만든 앨범이란 생각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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