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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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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시간이 많다보니 개봉하는 날(2월 14일) 조조로 보고 왔다.

cgv용산아이파크몰점 아이맥스관에서 3D로 관람했음.

조조로 봤음에도 15,000원은 상당히 부담스럽긴 하다.

이제 조조 아니면 아이맥스3D는 포기해야 할 듯...


나는 마블코믹스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기때문에, 지난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를 보기 전까진 블랙팬서라는 캐릭터가 있는 줄도 몰랐었다.

이번 블랙팬서가 어벤져스 시리즈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데 꼭 필요한 영화였는지는 이제 나올 어벤져스: 인피니트 워를 봐야 알 수 있겠지.

어벤져스 시리즈에서 단독으로 나온 캐릭터는 아이언맨, 헐크, 캡틴 아메리카, 토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엔트맨, 닥터 스트레인지, 스파이더맨이었는데, 전체적으로 이야기가 연결되는 부분이 있어서 시리즈물로서도 매우 만족스러웠다. 물론 아이언맨이나 캡틴 아메리카의 단독 영화로서 캐릭터나 이야기 역시 매우 매력적이어서 아마 어벤져스가 아니었더라도 꽤 재밌게 볼 수 있었을 것이다. 게다가 최근에 한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의 경우는 출연진들만 보면 거의 어벤져스급이니 말 다했지.

가오갤은 모르고보면 그냥 어벤져스와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 같지만 세계관이라는 틀에서 타노스와 인피니트 스톤이 등장하면서 곧 개봉할 인피니트 워에 대한 배경이 되니까 시리즈에 알게 모르게 녹아들고 있다. 그리고 어벤져스와 떼어놓고 봐도 그냥 볼만한 영화였기도 하고.

엔트맨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세계관에서 매우 중요한 케릭터인 닥터 핌을 다루고 있어서 마블에서는 꼭 다뤄야하는 어떤 숙명같은 것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엔트맨이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에서 그닥 중요한 역할을 한 게 아니라서 좀 아쉬웠지만, 몸이 거대해진다는 컨셉이 인피니트 워에서 어떻게 쓰일지 봐야겠지.

닥터 스트레인지 역시 나같은 마블을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약간 쌩뚱맞을 수 있겠지만 여러 설정상 꼭 필요한 케릭터라고 하니 단독 주인공 영화가 필요했을 것이고, 스파이더맨은 워낙 유명한 케릭터라 마블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활용하고 싶었겠지만 그동안 저작권 문제로 어벤져스에 합류하지 못했던 숙제를 푼거라 단독 영화로 제작된 게 이해가 된다. 아마 후속편도 계획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검색해보니 후속편은 2019년 7월 개봉 예정이라고 한다.)


이런 배경에서 블랙팬서를 봤다.

과연 어떤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풀어갈까...

하지만 134분의 러닝타임이 약간 지루한 느낌이 들었다.

먼저는 전체적인 시리즈에 녹아드는 이야기는 비브라늄에 대한 건데 영화 초반에 이야기로 풀어버린다. 그리고 현재 와칸다는 세계 최고의 과학기술을 가진, 하지만 아프리카 어딘가에 숨어있는 나라가 되어있다. 블랙팬서의 유래 역시 다른 영웅들과는 다르다. 특정한 식물을 채취해서 그 즙을 마시면 힘을 얻는다. 블랙팬서는 그렇게 평범하다면 평범할 수 있는 사람이 일정한 자격을 갖춘 뒤 힘을 얻어서 활동한다.

게다가 블랙팬서 수트는 너무 비현실적이다.

아이언맨이 비현실적이지만 그래도 왠지 돈이 죽어라 많으면 가능할 것 같은 느낌이라면, 블랙팬서 수트를 비롯한 와칸다의 과학은 돈이 죽어라 많아도 비현실적이다. 차라리 토르의 고향인 아스가르드가 더 그럴듯 하다. 거긴 외계니까.


그리고 영화가 내내 진지하다. 캡틴 아메리카도 진지했지만 블랙팬서는 좀 더 진지한 느낌이다. 웃게 하거나 코믹스러운 장면은 거의 안나온다. 농담 두어개 나온 정도.

아, 부산에서 한국어로 하는 대화가 제일 웃겼다.

이 점은 우리나라가 발음에 매우 민감해서 그런 것이다.

미드 로스트의 "요태까지 그래와꼬 아패로도 계속"이 계속 회자되는 것 역시 발음때문이었다.

미국이나 다른 나라에서는 그냥 그런가보다 할 테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어 발음이 영 아니다 싶으면 바로 반응이 나오니까.

그래서 이 영화에서 관객들이 가장 크게 웃은 장면은 부산씬에서 여자주인공인 나키아가 한국말을 할 때였다. 나는 어지간하면 그런 걸로는 안웃는 편인데 사람들이 워낙 웃어대서 나도 피식 하고 웃음이 나왔다.

아무튼 그거랑 후반부에 나오는 개그 두어개를 제외하면 영화가 내내 진지하다.

뭔가 무게를 잡는 건 아닌데 재미요소는 없다.

아무래도 전작인 토르: 라그나로크가 개그로 빵빵 터져줘서 더 비교가 되는 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MCU의 영화들은 모두 소소한 유머가 있었는데 블랙팬서가 그 공식을 깨버렸다.

그게 의도한 것이든 아니든...


글이 좀 길고 중구난방이라 정리를 해보자면,

캐릭터에 대한 배경 설명은 좀 약했다. 즉 캐릭터의 매력을 충분히 찾기 어려웠다.

과학기술이 너무 비현실적이었다. 아이언맨도 비현실적이었지만 왠지 그럴듯하다는 느낌이라면, 와칸다는 외계의 기술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비현실적이었다. 목걸이에서 수트가 나오다니... 좀 과하다는 느낌.

끝으로 액션이 너무 약했다. 물론 부산에서 차량 추격씬은 멋있었다. 하지만 히어로물을 보는 관객 입장에서는 히어로가 얼마나 멋지게 싸우느냐인데, 블랙팬서의 액션은 임팩트가 한참 모자랐다.

MCU 영화들을 보면 인상적이고 좋았던 점이 몇개씩은 나오는데, 이 영화는 아쉬운 점이 더 많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에서 보여준 임펙트가 워낙 좋아서 이 영화가 흥행은 하겠지만,

글쎄... 과연 어벤져스가 아니었더라면 이 영화가 과연 흥행할 수 있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여담으로,

이 영화는 시종일관 흑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런데 그렇다고해서 흑인 인권을 위한 영화라고 보기엔 부족한 점이 매우 많다.

그냥 히어로물로 즐기는 게 좋을 것 같다.


이 영화의 쿠키영상은 두개로, 엔딩 영상 후에 하나가 나오고 크레딧이 다 올라가면 또 하나가 나온다.

둘 다 나름 의미가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 영화로 블랙팬서 시리즈는 더 안나올 것 같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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